INTERVIEW · 0.1

Interview · 0.1 0.1 2013년부터0.1이라는 이름으로 언니 0과 동생1이 함께 그립니다. 그리고 그림을 담는 틀과 형식도 만듭니다. 실크스크린, 재봉, 핸드 바인딩 등 수작업을 이용해 여러가지를 만들고 있습니다. 그리는 것도 만드는 것도 좋아합니다.Interviewee 0(추지영).1(추지원) @0choo → @1choo →Intervierwer 김미래 @miraeseoul →¶ 무표정한 듯 의연해 보이는 아이를 지속적으로 표현해왔다. 이 친구들은 최초에 어떻게 태어났나. 어렸을 때부터 아이가 주인공인 그림책, 애니메이션을 좋아했는데 그 영향으로 아이들을 많이 그렸어요. 이런저런 표정의 아이들을 그려놓고 보니, 어쩐지 무표정의 얼굴이 훨씬 더 많은 이야기를 담을 수 있는 표정이라고 생각했어요. 실제로 의외로 아이들이 격하게 반응하지 않는 것을 종종 목격했는데, 그때의이미지가 뇌리에 남았다고 생각합니다. ¶ 어머니가 사용할 그림을 위해 합을 맞춘 게 계기가 되어 2013년부터 같이 작업해왔다고 들었다. 그 프로젝트는 어머니의 직장 동료들을 위한 생일카드였어요. 생각해보면 어머니가 첫 클라이언트인 셈인데, 장당 정해진 값을 계산해주셨죠. 어떤 달은 생일인 사람이 한 명이기도 하고, 어떤 달은 세 명이기도 했어요. 1년 정도 했던 것 같아요. 지금의 그림과는 다른 느낌의 작업이었지만, 이때 함께 작업하는 방식에 대한 힌트를 얻었어요. 이전부터 종종 그림과 관련된 과제를 함께하고는 했지만, 둘이서 아예 어떤 부분을 나눠서 그리고 또 서로 바꿔 수정해보면서 어떤 시스템 같은 것을 구축한 거죠. ¶ 두 사람이 하나의 작업을 나누어 긴밀하게 작업하는 모습은 언제 봐도 경이롭다. 하나의 아트워크를 협업하는 비결을 공유해줄 수 있나. 처음에는 서로 잘하는 부분을 맡아 수정해주던 것이 나중에는 ‘각자 잘하는 걸 나눠 그려보자!’까지 확장된 것이었는데요. 초반에는 생각만큼 잘 맞지 않더라고요. 다섯 개를 그린다고 하면 그중에 잘 맞는 건 한두 개에 그쳤죠. 이런 부분은 이렇게 하면 더 잘 맞을 것 같다든가, 앞으로는 이런 부분을 먼저 그려서 주면 더 잘 맞아떨어지겠다든가 하면서, 시스템 구축을 위한 대화를 많이 나눴습니다. 지금도 시시콜콜한 부분들까지 이런저런 얘기를 많이 나눕니다. 이런 대화가 긴 시간 작업을 함께하는 비결이 아닐까 해요. 소통을 통해서 나만의 방식이 아니라 우리의 방식을 만드는 데 집중하고, 어떤 방식을 썼는지 이번에는 어떤 변화를 줬는지 아주 사소한 부분까지도 공유합니다. ¶ 0.1의 손은 늘 분주하다. 「EditedDays(나날)」의 주인공 역시 (0.1의) ‘손’인 걸까. 유튜브에서 ‘모닝루틴’을 종종 찾아서 보는데요.아침을 먹고 씻고 청소하고 산책하는 등의 비슷한 흐름을 볼 수 있죠. 그 사람의 집의 구조, 인테리어, 쓰는 물건 등을 보는 재미가 있어요. 타인의 아침 일과를 보면서 우리의 일과도 들여다보게 되었는데, 떠오른 장면의 흐름을 따라가다 보니 빠지지 않는 것이 ‘손’의움직임이더라고요.사용할 컵을 고르는 손, 그림을 그리는 손, 천을 자르는 손, 다림질을 하는 손, 재봉을 하는 손, 이를 닦는 손. 처음부터 끝까지 매일 반복되는 손의 움직임에 주목했습니다. 반복적인 행위지만 그것이 쌓여서 다양한 결과물로 이어지는 것이 흥미로웠고, 그걸 시각적으로 표현한다면 매일 반복되는 손의 장면이 낱장으로 켜켜이 쌓이는 종이에 어울린다고 생각했어요. 그리고 그 종이를 분류하고 엮어내는 또 다른 손까지. ¶ 그렇게 해서 창작자의 정체성이 진하게 배어나오는 작품이 탄생한 것 같다. 창작이란 걸 개념화해본 적이 있나. 창작이란, 저희가 간직하고 싶거나 이야기하고 싶은 것을 찾아 실체가 있는 것으로 만드는 일이 아닐까 합니다. 자신의 취향을 기록해두는 것이기도 하고요.그래서 개인적인 것에서부터 시작할 수밖에 없는데, 창작을 업으로 삼게 되다 보니 이제는 개인적인 만족 이후에 여기 공감해줄 누군가를 찾는 일까지로 확장된 것 같아요. ¶ 그러고 보니 졸업하고서 취직 등 다른 선택지의 탐색 없이 바로 독립적인 창작활동으로 돌입한 결단력은 어디에서? 혼자가 아닌 둘이었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생각합니다. 나이 차가 있는 저희는 한 명은 막 대학에 입학했지만, 한 명은 곧 졸업을 앞두고 있었어요. 마침 그즈음에 ‘아트북페어’라는 장르를 막 알게 되었던 시기여서 참가해보기로 했고, 참가할 팀명이 필요해서 각각의 이름에서 영과 원을 가져와 0.1이라고 지었어요. 다음 해에 집 근처 세탁소 자리에 작은 작업실도 구했어요. 팀 이름도 짓고, 작업실까지 구하고 보니 특별한 계획 없이 이미 스튜디오를 오픈한 셈이 되었죠.하지만 그 와중에 한 명은 아직도 학생 신분이어서 조급할 필요가 없다 싶었고 그게 초반의 불안감을 잠재웠습니다. 작업실을 구한 맨 처음에는 작업에 집중할 공간이 생겼다는 사실만으로도 뿌듯하고 기뻤고, 지금은 아직도 작업실을 지킬 수 있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해요. ¶ 선형적인 서사에 일러스트레이션을 더하는 것과 비교하자면, 그림 자체로 서사를 만드는 만화 작업은 어떤 기분인가. 두드러진 차이라면 멈춰 있는 장면과 흐르는 장면이 아닐까 싶어요. 흐르는 장면을 그려내는 작업은 사실 쪽프레스를 만나면서 처음 시도해본 영역이에요. 그동안은 이야기를 압축해 관통하는 하나의 이미지를 만드는 작업이었다면, 서사로서 그리는 작업은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작업이었습니다. 서사를 만드는 것부터 그 서사를 매끄럽게 이미지로 흘러가게 만드는 것이 낯설고 어려웠습니다. ¶ 어떤 음악을 들으며, 어떤 사람을 만나며, 어떤 일상을 보내며 「Edited Days 」를 채웠나. 「Edited Days」에 착수하기 직전부터 『예술하는 습관』이라는 책을 매일 자기 전에 조금씩 읽었습니다. 다양한 예술가들의 일과와 습관을 소개하는 책인데 이렇게나 많은 사람의 다양한 습관과 방식이 있다는 데 안도했습니다. 어쩌면 이 책을 읽은 것부터가 이번 작업의 시작일지도요. 초반 구상은 단어에서부터 보통 시작되기 때문에 이런저런 이야기를 많이 나누고, 가사가 없는 음악을 주로 듣습니다. 이번 작업을 하는 동안은 야치(yatchi)의 「第3区間ピアノ(제3구간피아노)」를 많이 들었습니다. 세이코샤(誠光社)라는 교토의 작은 책방에서 제작한 앨범인데 찾아서 들어볼 수 있으실지는… 아,모동숲 bgm도 꽤 들었습니다! 마감이 임박했을 때는 사람은 가능하면 만나지 않습니다. 좋은 습관이 아니라서 부끄럽지만, 마감 때는 거의 폐쇄적으로 지내서 사나흘 집을 안 나가는 건 기본입니다. 작업실조차 안 나갈 때도 많고요. 커피 마실 컵 고르는 것 정도가 최고의 낙인 시기라 사람 만나는 것은 무리입니다. 이번에는 은둔 시기가 길었는데, 점차 바꾸려고 합니다! ¶ 오랜 시간 독립적으로 스튜디오를 운영해온 걸 보면, 나름의 성취를 확인할 계기가 중간중간 있었을 것 같다. 그런 것을 확인할 만한 지표라고 볼 수 있나 싶기는 한데, 작업실에 하나둘 늘어나는 기계나 장비, 도구가 생각나네요. 수작업을 주로 하다 보니 이런저런, 마련하고 싶었던 것들이 많이 있습니다. 사고 싶은 기계/장비 리스트도있는데, 하나씩 장만할 때마다 우리가 이걸 마련하다니! 싶어져요. 특히 큰 장비나 기계는 마련하는 것 자체가 이만큼 해왔다는 지표이자 앞으로 이걸 이용해서 하게 될 작업에 대한 의지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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