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oeun's SPINE(APR, 2021)Writer & Interviewee 남도은. ‘긍정적인 에너지와 쓰임을 담은 금속 오브제’ 해피볼트에디션의 대표 @happyboltedition¶ 아빠풍선 · 박새한 (2022)¶ 달님은 알고 있을지도 몰라 · 아사쿠라 세카이이치 글, 그림 (2022)¶ Studio · 피터 샤이어 (2021)¶ 디자인의 개념과 원리 · 찰스 왕쉬레거 (1998)¶ 맨땅에 제조 · 모아컴퍼니(2019) ¶ 아빠풍선 · 박새한 (2022)처음 봤을 때 이게 무슨 내용이지? 타원형으로 사람을 표현한 일러스트가 재밌는 그림책 정도 인가 싶었다. 한 번 더 읽고 나서야 ‘아! 이거였구나’ 싶었다. 의도를 깨닫고 감동받아 소장하였던 그림책. 재미난 상상으로 이루어진 상황과 그림이 가볍게 읽었던 게 오히려 마지막에 더 큰 깨달음을 주었던 걸까. 기대보다 더 묵직하게 내 마음에 들어온 신기한 그림책이다. 부모와 자식 간의 이야기지만 최근 들어 사회적 관계에 대해 고민하고 있는 나에게 작은 해답이 되는 책이었다. ¶ 달님은 알고 있을지도 몰라 · 아사쿠라 세카이이치 글, 그림 ( 2022)밝은 색감의 표지와 자유로운 그림체가 마음에 들었다. 4차원적인 짧 은 이야기 모음집. 내용보다 아기자기한 분위기를 읽는 기분이 들게끔 한다. 아방가르드한 만화가로 소개되기도 하는 작가는 무슨 내용인가 싶을 정도로 허황된 상상력으로 만화를 그리지만 지극히 현실적인 작가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우울함 속에 희망이 담긴 내용이라 오묘한 감정이 든다. 재미난 상상력으로 나를 자극해 준 오래된 만화책이다. ¶ Studio · 피터 샤이어 (2021)색과 생활상에 있어 긍정적인 영향을 준 디자이너 피터 샤이어의 스튜디오 화보집이다. 그가 직접 칠하거나 그림을 그린 기계들 덕에 피터 샤이어의 모습이 그대로 느껴지는 작업장을 세심히 볼 수 있다. 멤피스 경력에서부터 이어지는 그의 색감과 형태감은 작업장 자체를 작품으로 보게끔 한다. 공간을 통해 그의 인생관에 대해서도 어느 정도 느낄 수 있다. 어느 잡지 인터뷰에서 컬러는 인생의 기폭장치라고 말했듯, 다채로운 색에 둘러싸여 일상을 즐기는 모습이 보인다. 해피볼트에디션의 미래를 꿈꾸게 만드는 화보집이다. ¶ 디자인의 개념과 원리 · 찰스 왕쉬레거 (1998)선이 가진 미세한 차이를 인식하고 차이에서 오는 느낌을 디자인에 적용하는 것은 그냥 선을 긋는 것과 아주 다르다. 이 책은 기본적이지만 디자인을 이해하는 데에 있어 필수적인 것을 알려주는 디자인 교과서이다. 두껍다. 쉽게 읽을 수는 없지만 읽고 난 후 디자인에 대한 필수적이고 깊은 지식을 갖게 될 것이다. 특히 디자인을 시작하는 이들에게는 필독서이다. 그러나 이미 디자인 분야 발을 들인 사람에게도 그렇다. 이 책은 디자인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만들어주고, 더 섬세하고 깊이 있는 작업을 하는데 필요한 통찰력을 만들어 준다. 이 책은 단순히 교과서적인 역할을 하는 게 아니라 디자인에 대한 깊은 이해로 안내하는 나침반이다. ¶ 맨땅에 제조 · 모아컴퍼니(2019)제작자로서 가진 고민 중 하나는 제품의 퀄리티를 높이고 프로세스를 줄여서 안정적으로 제작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일이다. 지금은 모든 공정을 따로 진행하느라 에너지가 많이 소비되어 다른 많은 할 일을 놓치게 되는데, 이 책은 디자이너가 신경 써야 할 실무적인 부분에 대해 세심히 설명되어 있다. 제작뿐 아니라 여러 사업화 방법과 해외 판매까지 몇 년에 걸쳐 이뤄낸 과정에 대한 서술은 좋은 본보기가 되고, 그들의 고난 아닌 고난과 돌파해 나간 과정들을 보고 있자면 이제 막 브랜드를 시작한 제작자에게 위안이 되어준다. INTERVIEW자기소개를 부탁드립니다.안녕하세요, ‘긍정적인 에너지와 쓰임을 담은 금속 오브제’ 라는 슬로건으로 브랜드를 운영하고있는 해피볼트에디션의 남도은 대표입니다.금속조형시설물과 금속가구회사를 거치며 금속을 다루며 제품을 디자인하고 제작을 한 경력을 바탕으로 금속 오브제, 가구 제작 브랜드를 시작하였습니다.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기념품샵 MMCA에 입점하였고, 2023 홈테이블데코페어 신진 디자이너로 뽑혀 참가한 바가 있습니다. 해피볼트에디션은 어떤 브랜드일까요?해피볼트에디션은 행복을 원하는 마음을 담은 금속 가구 제작 브랜드에요.7년 전 야근에 파묻혀 일에 끌려가던 일상을 보내던 중 작은 철물점에서 안정적인 삶을 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금속을 다루며 행복해지고 싶은 소망을 담아 ‘해피볼트데이’라는 이름으로 시작하였어요. 제품을 제작하고 브랜드를 운영하면서 내가 만든 제품을 통해 사람들이 긍정적인 기분을 느끼고 모두가 행복해지고 싶다는 의미로 발전하게 되면서 가구 제작으로 방향을 조정하게 되었어요. 그러면서 자연히 ‘데이’ 대신 ‘에디션’으로 이름을 바꾸게 되었습니다. 그러한 바람과 마음을 담은 이름으로 브랜드를 운영해서인지 자연스럽게 공간에 활력을 줄 수 있는 컬러풀한 제품으로 표현되는 것 같아요. 회사 소속 디자이너로 오래 일했는데 독립하게 된 계기는?바쁜 회사에서 열심히 다니다 보니 금속에 대한 지식과 업무 능력은 올라갔지만 잦은 야근과 타지 생활에 지쳐 회사를 그만두었어요. 그 후에 내 것을 해보고자 했던 게 7년 전 일입니다. 혼자 뭔가 해볼 수 있을 거 같아 해피볼트데이라는 이름으로 작은 가구를 만들어 펀딩을 했습니다. 펀딩에 성공한 후 제작자로서 용기를 얻고 이리저리 시간을 보내고 나니 돈이 떨어졌어요. 자금이 없으니 더이상 진행을 할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다시 회사로 돌아갔습니다. 성과에 대한 압박이 없는 회사였어요. 일이 재미 없었지만 몸이 편했고, 그렇게 몇년을 다니던 중 지인의 제안으로 서울디자인페어에 나가게 되었습니다. 해피볼트에디션이라는 이름으로 오브제와 가구를 선보였습니다. 그때 받은 호응과 응원 덕에 다시 해볼 용기를 얻었어요. 지금은 천천히 일의 진행을 따라가는 중이에요. 제품을 만들 때 어떤 점을 가장 염두에 두나?조형적인 형태가 부각되지만, 의외로 기능적인 측면을 중요하게 생각해요. 우체통 명함꽂이의 경우 처음 참가한 디자인 페어가 2명의 다른 브랜드와 합동으로 참가했기 때문에 각 브랜드명을 표시하기 위한 명패가 필요했어요. 단순히 명패의 역할만 하는 것보단 기능적인 측면도 생각했어요. 그래서 명함과 펜을 꽂을 수 있는 형태로 만들었습니다. 여러 기능들을 합친 덕에 우체통을 닮아 재밌는 형태의 제품이 탄생하였다고 생각해요. 또 컬러를 많이 사용하는데 각 파트를 적절한 방법으로 연결하기 위한 설계또한 중점에 두고 있어요. 그러다 보니 우연히 재밌는 구조가 탄생하기도 한다. 이렇게 기능과 형태, 설계를 적절히 고려해서 새로운 제품을 만들어요. 재밌는 형태와 유용함으로 사람들의 일상에 가까이 머무는 게 해피볼트에디션의 제품의 특징이에요. 어떤 공간에 잘 어울릴 거라고 생각하는지?어디에 놓이든 해피볼트에디션의 제품들은 오브제로써 포인트로 작용하기에 적당하다고 생각해요. 우체통 모양의 명함꽂이는 명패의 기능을 갖고 있어 브랜드 홍보 역할을 하기에 카운터 같은 사람들의 시선이 자주 모이는 곳에 잘 어울려요. 블랙이나 화이트 톤으로 구성된 공간에 두어도 포인트가 되어 공간에 활력을 줘요. 생산 단계에서 어려움을 겪은 일화디자인에 대한 욕심으로 시간과 비용을 많이 까먹는 편이에요. 작년 홈테이블데코페어에 신진작가로 참가했을 때 제작한 거울이 그런 케이스에요. 연속적인 곡선의 형태와 스테인레스 받침대가 어우러진 조형적인 거울인데요, 금속에 부착할 거울이 문제였어요. 원 다섯 개가 겹쳐진 애벌레 형태인데 일반 유리집에서는 제작이 안 되는 형태였어요. 별도로 워터젯 가공이 필요했는데 각 원이 이어지는 부분을 가공할 때 아주 조금만 잘못 움직이면 깨지는 문제가 발생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다보니 거울 한 대를 만들기 위해 유리 세 개는 만들어야 했고요. 비용도 무척 비쌌지만 유리를 다시 주문하고 배송받는 과정에서 제작 기간이 계속 지연되어서 곤혹을 치뤘습니다. 여러 자재에 대해 이해하고 디자인해야 할 필요성을 뼈저리게 느끼는 경험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