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이야기는 브레히트의 「상어가 사람이라면」에서 생겨났습니다. 상어가 사람이라면 작은 물고기들에게 잘해줄까요 하는 어린이의 물음을 받고 K라는 어른은 상어들이 일구어낼 세계를 묘사해나갑니다. 상어들은 바닷속 물고기들을 커다란 통에 넣을 테고, 교육을 할 테고, 그들을 만족시킬 만한 엔터테인먼트도 계발할 거라고. 그리하여 결국 바닷속에는 비로소 ‘문화’라는 것이 성립하리라고. 신랄한 이야기지만, 이 이야기를 읽고 나면 늘 제 속 어딘가 숨어 있던 인간애가 고개를 내밀곤 했습니다. 문득, 다정하지만 인간을 벗어나는 이야기가 궁금해져서 상어가 사람이 되는 대신에 사람을 고래로 만들고, 어린이가 묻는 대신에 어린이가 답변하게끔 해보았습니다. 다안의 그림이 보태지고 거기 맞추어 글이 몇 차례 변신하는 동안 놀랍게도 전보다 인간이 좋아졌습니다. - 김미래
이 이야기는 하루의 시간을 담고 있습니다. 하루의 안에서 도시에서 자연으로, 작은 강줄기에서 바다로 나아가죠. 처음 『그건, 고래』의 텍스트를 읽었을 때, 저는 자연과 연결되어 있음을 아는 삶, 아주 작은 순간의 아름다움을 흘려보내지 않는 삶, 자신의 근원을 간직하는 삶을 떠올렸습니다. ‘바다’는 생명의 시작점이자 고래가 사는 곳이므로, 도시에서 바다로 나아가는 흐름을 꾸렸습니다. 이는 바다로 흘러드는 커다란 강이 있는 서울에 사는 덕에 가능했을 것입니다. 모든 그림은 제가 일상에서 ‘지금’을 느낀 순간에 해당합니다. 날씨와 빛의 영향을 많이 받는 사람인 저는 노을이나 윤슬 같은 일상적인 자연의 풍경에 자주 기댑니다. 우리의 삶에는 부정적인 감정이나 사건의 기억이 불쑥 올라와 자리를 차지하는 날도,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아 그저 잔잔할 뿐인 날도 있습니다. 그러나 어떤 날이든 간에, 그 하루 속에 얼마나 많은 아름다움의 순간들이 존재했던가를 이 책을 그리면서 실감했습니다. 현재의 순간을 만끽하는 경험들로 배를 만들어 시간이라는 물살 위를 유유히 유영하는 것만 같았어요. 낱장의 페이지가 엮여 단단한 책이 되는 것과 마찬가지로, 사소하지만 오래 기억되는 순간들이 쌓여 한 삶을 단단하게 일군다는 것, 우리는 언제나 되태어나고 있다는 것이 읽는 분에게 전해진다면 기쁘겠습니다. - 다안
저자 소개
글 | 김미래 문학 편집자로 경력을 시작했는데, 어떻게 경력을 끝마칠지는 모르겠습니다. 편집자는 일정한 방침 아래 여러 재료를 그러모아 책을 엮는 사람입니다. 방침을 만들고 따르는 삶에 긍지를 지니는 한편, 방침을 뚫고 나오는 존재의 날카로움에 경이를 느낍니다. 이 책은 그러한 경이에 맺힌 열매입니다.
그림 | 다안 오후 5시에서 6시 사이의 빛을 사랑하며, 돌을 줍고 관찰하는 취미가 있습니다. 그림책 『이디엇』, 『홀리데이』를 지었고, 『저스트 키딩』을 그렸습니다. 일러스트레이션과 그림책, 회화 부문에서 경계 없이 활동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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