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티스트 스터디: 쓰게의 뒷모습

ARTIST STUDY | 쓰게의 뒷모습

어쩌다 쓰게 요시하루(1937- )는 우리에게 유구한 미지의 작가로 남아버린 걸까요? 저는 “쓰게는 제대로 읽히지 않았다”는 (사실 저도 자주 쓰는) 흔하디 흔한 비평적 수사로서 이 말을 한 게 전혀 아닙니다. 해외 진출을 의식적으로 꺼려온 쓰게 요시하루지만, 2018-2019년을 기점으로 그의 작품들은 대부분 서구권에 공식적으로 번역출간되기 시작했습니다. 그의 작품집 한국어판이 계약되었다는 사실이 알려진 시점 역시 2019년이었죠. 그런데 아쉽게도 우리는 다소 불완전한 판본으로, 그나마도 아주 일부 작품만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한국의 독자들은 10여 년 전부터 퍼진 불법번역본들을 다시금 뒤적일 수밖에 없었죠. 결국 우리에게 쓰게는 너무나 유명한 만화가인 동시에 공공연히 ‘보았다’고 말하기 여전히 어려운 만화가입니다.이때 쓰게 요시하루와 우리 사이엔 두 겹의 벽이 세워집니다. 하나는 그의 작품에 접근하는 데 세워진 벽이며, 다른 하나는 그의 작품을 논하는 데 세워진 벽이죠. 우리는 단지 ‘천재’, ‘전설’, ‘거장’ 등 따옴표를 미리 입은 쓰게만을 읽고 그에 대해서만 왈가왈부할 수 있습니다. 우물 안 개구리마냥 그 이상의 감상이 아예 허용되지 않을 리 없는데도요. 이것이 오랜 불만이라, 이번에 저는 쓰게 요시하루에 대한 작은 자리를 만들어보고자 합니다. 가능한 한 따옴표를 벗겨낸 쓰게를 말하기 위해서요.

이 모임에선 공식적이거나 비공식적인 루트로 알음알음 소개된 쓰게 요시하루의 작품들을 일부 모아 함께 읽고 감상을 나눕니다. 다만 작품들을 연대기순으로 다루지는 않을 것이며, 쓰게를 마냥 신비화하지도 역사화하지도 않을 것입니다. 대신 특정한 주제론에 따라 작품들을 분류하여 쓰게의 논쟁적인 측면들을 수면 위에 올릴 것입니다. 가령 뒤늦은 상징주의자이자 극렬한 여성혐오자로서의 쓰게에 대해서 말이죠. 그 과정에서 쓰게 요시하루가 어떻게 동시대적으로 유효하거나 유효하지 않은지를 함께 논해보고자 합니다.

커리큘럼

1회차(1/30) 인트로덕션

2회차(2/6) 「해변의 서경」, 「근처의 경치」, 「어느 무명 작가」, 「리얼리즘 여관」

3회차(2/13) 「늪」, 「겐센관 주인」, 「필살 오징어 굳히기」, 「꿈의 산책」

4회차(2/20) 「나사식」

5회차(2/27) 「무능한 사람」

참여방법

(1) 1월 매주 화요일 저녁 8시부터 10시까지 두 시간 동안 진행되는 줌 웨비나입니다.

(2) 진행자는 참여자들이 본 스터디에서 다룰 만화를 볼 수 있는 노션 페이지를 한시적으로 공유합니다.

(3) 1회차를 제외한 나머지 모임에서 각 회차마다 정해진 작품을 미리 읽고, 간단한 리뷰를 작성해와야 합니다.

(4) 진행자는 매 회차마다 선정한 작품(들)에 대해 20분 내외로 발제합니다.

(5) 참여자들은 작품에서 인상적이거나 이해할 수 없거나 다른 이의 생각이 궁금한 지점을 골라 모임에서 이야기 나눕니다.

참여비용

5주 스터디: 16만 원

5주 스터디 + 『나사와 검은 물』: 183,000원

5주 스터디 + 『나사와 검은 물』 『뭔가 배 속에서 부글거리는 기분』: 199,000원

(도서는 스터디 시작일 이전까지 스파인서울 현장수령, 스파인서울 운영시간: 목금토일 3-7PM, 마포구 백범로48 2F)